물려받지 않은 유전자가 학력을 예측했다 — 교육 성취를 다룬 유전체 300만 개

물려받지 않은 유전자가 학력을 예측했다

MyGeneLog 팀 · 2026년 9월 6일 · 29

이 분야에서 제일 이상한 연구부터 소개하겠습니다. 이거 하나만 알면 나머지는 쉽습니다.

부모는 자기 DNA의 절반만 자식에게 줍니다. 나머지 절반은 부모 몸에 그대로 남습니다. 자식에게는 안 갑니다. 2018년 Science에 실린 연구는 바로 그 "안 준 절반"을 들여다봤습니다. 부모 2만 명 넘는 사람들의 안 준 유전자를 모아서, 자식이 학교를 얼마나 오래 다녔는지와 비교해 본 겁니다.

결과가 이상했습니다. 주지도 않은 유전자가 자식이 학교를 얼마나 다녔는지와 맞아떨어졌습니다.

말이 안 되죠. 그 유전자는 자식 몸에 아예 없습니다. 없는 게 자식 머릿속에서 무슨 일을 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면 답은 하나뿐입니다. 부모를 거쳐서입니다. 그 유전자는 부모라는 사람을 만들었고, 그 부모가 어떤 집을 꾸릴지, 어느 동네에 살지, 책을 사 줄지, 저녁에 아이 옆에 앉아 줄지를 정했습니다. 유전자가 아이를 바꾼 게 아니라, 유전자가 만든 부모가 아이의 환경을 바꾼 겁니다.

큰 연구들이 알아낸 것

학교를 몇 년 다녔는지는 유전학에서 유난히 많이 연구된 주제입니다. 이유는 시시합니다. 거의 모든 사람의 학력 기록이 남아 있어서, 연구에 넣을 사람 수를 아주 크게 만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2018년 Nature Genetics110만 명을 살펴서 관련 있는 유전자 자리 1,271곳을 찾았습니다. 2022년에는 사람을 300만 명으로 늘렸더니 3,952곳이 나왔습니다.

여기를 보십시오. 사람을 세 배 늘렸더니 자리도 세 배가 됐습니다. 이건 자리 하나하나의 힘이 아주 약하다는 뜻입니다. 워낙 약해서 사람을 엄청나게 모으기 전에는 보이지도 않는 겁니다. 우유를 소화시키는 유전자처럼 하나가 뚜렷하게 일하는 것과는 전혀 다릅니다. "공부 유전자" 같은 건 없다는 말입니다.

12~16%가 생각보다 작은 이유

그 3,952곳을 전부 더해서 숫자 하나로 만들 수 있습니다. 이 숫자로 사람들 사이의 학력 차이를 얼마나 맞힐 수 있느냐 하면, 12~16%입니다.

이 숫자를 두 가지로 나눠서 보겠습니다.

하나. 진짜 숫자이고, 이 분야에서는 큰 편입니다. 둘. 이건 여러 사람을 모아 놓고 볼 때의 이야기지, 한 사람에 대한 이야기가 아닙니다. 어떤 한 사람을 놓고 보면 나머지 대부분은 전부 다른 것들이 채웁니다. 어느 학교를 다녔는지, 집 형편이 어땠는지, 아팠는지, 알아봐 준 선생님이 있었는지, 하필 그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같은 것들입니다.

2022년 연구는 여기서 한 발 더 나갑니다. 형제자매끼리 비교한 겁니다. 형제는 같은 집에서 자랐고 DNA도 절반은 같습니다. 그래서 형제끼리 비교하면 집안이 똑같이 준 것은 자동으로 지워지고, 형과 동생이 다른 부분만 남습니다. 이렇게 해 봤더니, 본인 유전자가 실제로 낸 몫은 처음 숫자의 절반밖에 안 됐습니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12~16%도 작은데, 그중 절반은 내 유전자가 나한테 한 일이 아닙니다. 앞의 Science 연구가 말한 그것, 부모가 만들어 준 환경입니다. 다른 방법으로 조사했는데 같은 답이 나온 겁니다.

없는 걸로 밝혀진 유전자들

유전자와 공부에 관한 글을 보신 적 있다면 이런 걸 만나셨을 겁니다. "전사 유전자", "걱정 유전자", 집중력을 좌우한다는 도파민 수용체 같은 것들요.

이런 이야기는 대부분 옛날 연구에서 나왔습니다. 참가자를 몇백 명밖에 못 모으고, 유전자도 짐작으로 고른 몇 개만 보고, 그중 결과가 재미있게 나온 것만 논문이 되던 시절입니다. 2019년 American Journal of Psychiatry가 이걸 제대로 다시 확인했습니다. 가장 자주 인용되던 후보 유전자 18개를 골라, 최대 443,264명을 놓고 검증했습니다.

하나도 살아남지 못했습니다.

굳이 이 이야기를 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사람들이 지금도 제일 먼저 만나는 게 그 옛날 결과들이라서 그렇습니다. 오래된 기사에, 영양제 광고에, 유전자 검사 결과지에 그대로 실려 있습니다. 저희가 그냥 넘어가면, 읽는 분은 10년 전에 이미 폐기된 이야기를 그대로 믿고 나가시게 됩니다.

그 유전자 자리들이 가리키는 곳

2018년 연구는 찾아낸 자리들이 뇌가 자라고 신경세포끼리 신호를 주고받는 일에 관여하는 유전자에 몰려 있다고 했습니다. 맞는 말인데, 생각만큼 도움은 안 됩니다. "도시 교통은 도로에 달렸다"와 비슷한 말이거든요. 틀리진 않았고, 놀랍지도 않고, 특정한 사람 한 명을 예측해 주지도 않습니다.

저희 사이트에서도 똑같은 일이 벌어집니다. 학습과 집중 주제를 열면 한 유전자가 계속 1등으로 나옵니다. BDNF의 rs6265입니다. 그런데 이 유전자는 수면에도, ADHD에도, 스트레스에도, 운동에도 1등 근처에 있습니다. BDNF가 그걸 다 설명해서가 아닙니다. 신경세포의 한복판에 있는 유전자라서 뇌를 다룬 논문이면 웬만하면 이름이 나오는 겁니다. 자주 나오는 것과 많이 설명하는 것은 다릅니다.

정리하면

솔직한 쪽이 더 재미있고, 더 다정하기도 합니다. "조금은 유전이고, 대부분은 아니고, 유전인 부분의 절반은 자란 집이다." 이건 한 사람의 삶을 설명하는 말이지,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판정하는 말이 아닙니다.

출처: 교육 성취 GWAS — Lee 외, Nature Genetics 2018, PMID 30038396; Okbay 외, Nature Genetics 2022, PMID 35361970. 유전적 양육 — Kong 외, Science 2018, PMID 29371463. 후보 유전자 — Border 외, American Journal of Psychiatry 2019, PMID 30845820. 이 글은 교육 목적이며 의학적·교육적 조언이 아닙니다.

자주 묻는 질문

공부를 잘하게 하는 유전자가 있나요?

없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찾으려던 시도가 이 분야의 대표적인 교훈입니다. 지금까지 가장 큰 연구는 약 300만 명을 살펴 변이 3,952개를 찾았고, 각각의 기여는 무시할 만큼 작습니다. 한편 2000년대에 유명했던 단일 유전자 주장들은 2019년에 최대 443,264명 규모로 다시 검증되었고, 하나도 살아남지 못했습니다.

DNA가 설명하는 몫은 얼마나 되나요?

2022년 연구로 만든 다유전자 지수는 학교를 얼마나 다녔는지의 차이 가운데 12~16%를 설명합니다. 실재하고 재현된 수치이며, 동시에 "유전"이라는 말에서 사람들이 흔히 떠올리는 것보다 훨씬 작습니다. 게다가 그 12~16% 중에서도 대략 절반은 본인의 DNA가 본인에게 직접 작용한 몫이 아닙니다.

유전적 양육(genetic nurture)이 무엇인가요?

부모는 각자 자기 DNA의 절반을 물려줍니다. 2018년 연구진은 21,637명을 대상으로, 부모가 물려주지 *않은* 나머지 절반으로 다유전자 점수를 계산했습니다. 자녀 몸 안에 아예 없는 DNA입니다. 그런데도 그 점수가 자녀의 학력을 예측했습니다. 자녀 안에서 작용할 수는 없으니, 부모를 통해 작용한 것입니다. 부모가 만든 집, 부모가 한 선택을 통해서요. 유전자가 환경을 만들고, 그 환경이 사람을 만든 것입니다.

이걸 검사받을 필요가 있나요?

없습니다. 받을 만한 검사도 없고, 그 결과로 내려야 할 결정도 없습니다. 집단 수준 패턴의 12~16%를 설명하는 점수는 한 아이에 대해 거의 아무것도 말해 주지 않으며, 그것으로 아이를 가르는 일은 통계적으로도 틀렸고 그보다 더 나쁜 일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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